단종 된 상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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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조회사 | KONAMI (제조사 웹사이트 바로가기) | 등록년월 | 2004년 06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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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뷰 : 사일런트 힐 4 (PS2) 빨리도 등장한 사일런트 힐 시리즈의 신작. 하지만… 사일런트 힐 3의 공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사일런트 힐의 신작이 나와버렸다. 사일런트 힐이 구축해둔 아이덴티티가 확고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리즈를 만드는 것에 있어 최적화가 이루어져 있기 때문일까? 그런 최적화된 시스템 속에서 나오는 신작은 그저 새로운 음악으로 무장한 리듬 게임의 신작 같은 느낌일 수도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사일런트 힐의 3편은 그런 인상이 강했기 때문이다. 사일런트 힐이란 게임이 가지고 있는 감각을 전면에 내세워 그것을 활용하는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지만, 그런 요소들에 얽매이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었다. 새로운 퍼즐, 새로운 시나리오 만으로는 신선함 부분에있어 아쉽다고 할까. 사일런트 힐 4는 이전 시리즈들에 비해 상당히 빨리 나왔다. 크게 변하지 않은 신작이 나올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지만, 4는 이전의 그 어떠한 시리즈와도 다른 구조를 지니고 있는 게임이었다. 감각이 전과 다르다. 4번째 타이틀이기에, 이전 시리즈에서 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려고 했던 것일 지도 모른다. 사일런트 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새로운 접근을. 빠른 간격으로 등장했지만, 이전의 시리즈와는 확실히 구분되는 구조로 등장한 것이 인상적이다. 스킨만 바꾼 게임이 아니라는 것이 인상적이다.
라디오가 없다 사일런트 힐 시리즈가 가지고 있었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었던 부분이 배재되었다. 적을 감지해내는 장치였던 라디오가 사라진 대신 각종 고스트의 효과음들이 강해졌기 때문에, 항상 라디오를 지니고 다니는 것과 다를 게 없긴 하지만. 라디오가 들려주던 노이즈는 게임의 공포감을 더해주는 요소였는데, 이번에는 라디오의 노이즈가 아닌 다른 형태의 노이즈를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라디오를 제외시켰다. 라디오의 강렬한 노이즈는 플레이어를 긴장하게 만들었지만, 그런 일관된 라디오 노이즈로 인하여 다른 소리들이 죽는 느낌도 있었으니까. 라디오를 사용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라디오를 사용하면 기분 나쁜 노이즈에 시달린다는 딜레마는 사라졌지만, 생활 노이즈의 강력한 접근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일상적인 소리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이미지가 극단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케이스였다. 이전에는 어느 정도 공포감을 느낄 수 있는 소리들을 이용하여 압박을 가해오는 편이었다면, 이번에는 그런 기괴한 소리들 이상으로 일상적인 소리가 귀를 강하게 압박해온다. 라디오 노이즈는 평상시에도 그리 듣기 좋은 소리는 아니다. 듣기 싫은 소리를 강조하여 기분 나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4편은 평소에는 그리 듣기 싫지 않은(혹은 듣기 좋을 수도 있는) 소리들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보다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었다. 듣기 싫은 소리를 듣기 싫게 표현하는 것보다, 이 쪽이 더 강할 수 밖에 없다. 상황 디자인의 승리였을까. 노이즈 디자인의 승리였을까. 사일런트 힐 4는 기존의 그 어떠한 시리즈 보다도 각종 효과음의 활용이 뛰어나다. 공포물에서는 시각적인 부분보다 청각적인 부분이 더 중요하게 부각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게임은 바로 그런 청각적인 부분을 상당히 잘 활용하고 있었다. (비록 이 게임 만의 신선한 연출은 아닐 지라도…)
라이트도 없다 라디오 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차지했던 라이트도 4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어두운 공간을 힘들게 헤쳐나가도록 만들어 주었던 라이트가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작들과 같은 극단적인 시야제한은 존재하지 않는다. 보여야 할 부분들은 대체적으로 잘 보이는 편이다. 일부 안개에 의해 시야를 방해받는 곳이 있긴 하지만, 전작들처럼 그런 것들이 지배하고 있지는 않다. 상대적으로 명확한 시야는 확실히 전편들에 비해 공포감을 적게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항상 같은 패턴으로 불안한 심리를 자극하려 하는 것은 너무 안이한 행동이 아니었을까. 기존 시리즈가 확보해둔 유리한 고지를 포기한 상태에서 출발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불안한 시야가 전해주는 매리트를 포기했다는 것이. 하지만, 이러한 부분들은 이전 사일런트 힐 시리즈를 좋아하던 사람들에게는 불만 요소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 사일런트 힐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들이 사라진 것일 수도 있으니까. 아무튼 이 게임에는 극단적으로 어두운 공간은 없으며, 적절한 위치에 조명이 있어서 밝은 곳은 더 밝은 느낌이다. 들고 다니는 라이트가 없기 때문에, 전편들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다이나믹한 그림자 연출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극단적인 어두움이 없기 때문에, 공간 그 자체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어서 좋다. 전편들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그로테스크한 표현에서 공포를 느낄 만한 부분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는 표현 방식의 변화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같은 패턴이 계속 반복되어 온 것에 대한 면역이라고 볼 수도 있다. 식상해진 것을 포기하고, 새로운 형태로 접근을 시도한 것은 바로 그러한 면역을 피하고 싶었던 것 때문은 아니었을까?
세계가 좁다 사일런트 힐4는 주인공의 방인 302호실과 이외의 필드를 순차적으로 오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멍이라는 4차원 통로와도 같은 존재 덕분에 맵 사이의 이동이 쾌적한데, 이전 작품들에서 느낄 수 있었던 광활함은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목적은 정확하지 않지만, 공간의 흐름은 이전 작품들에 비해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다. 시나리오 상의 특징일 수도 있는데, 전편들에서 느낄 수 있었던 적막감과 공허함, 그리고 막연함을 느끼기는 힘들다. ‘이 공간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와 같은 막연함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공간이 이전에 비해 좁기 때문에 길을 찾아가는 것이 그렇게 힘들지 않다. 게다가, 전반적으로 공간이 밝기 때문에 길을 돌아다니는 것 자체도 수월해졌다. 편하게(분위기는 결코 좋지 않지만)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은 장점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의도적인 불편함을 즐기는 것이 매력이기도 한 호러 게임에서는 무조건 좋다고 보기도 힘들지 모른다. 세계도 좁고, 공간도 좁지만, 여전히 알 수 없는 공간들. 뭔가 있을 것 같으면서도 없는 공간들은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다. 이제는 그런 것들이 익숙하다. 열리지 않는 문이 있어도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는다. 사일런트 힐이니까 당연히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들 뿐. 그렇기 때문에, 게임 구조의 리뉴얼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세계는 좁으며, 상대적으로 무의미한(그렇기에 공허하면서도 조급하게 만들어 주는) 공간들도 많이 줄어들었지만, 공간 자체의 밀도는 나쁘지 않다. 비슷한 이미지의 공간들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패턴이 다른 구조의 필드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강점. 패턴이 다른 필드들의 등장은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의 게임을 즐기는 듯한 게임 진행 구조에서 꽤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방도 좁다? 사일런트 힐 4에는 부제가 붙어있다. THE ROOM.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고 봐야겠지만, 일단은 주인공이 살고 있는, 혹은 갇혀있는 방인 302호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게임 진행의 핵심적인 공간이며, 사일런트 힐 4에서 보여주려 하는 새로운 감각, 새로운 공포를 위해 가장 중요한 장소인 곳이다. 이전과 확실히 다르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부제인 THE ROOM. 이전 시리즈는 안개가 가득한 거리, 혹은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건물을 찾아 들어가는 마을 단위의 게임이었다. 스케일이 크다고 말하기에는 애매한 규모이지만, 표현 방식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꽤 넓으면서 막연한 공간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넓지만, 좁은 이중적인 감각이라는 것. 그러한 느낌의 넓은 거리는 더 이상 이 게임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넓은 거리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302호실. THE ROOM이다. 302호실은 주인공을 속박하는 매우 폐쇄적인 공간이다. 외부 세계와 단절된 독립된 공간. 너무도 평온해 보이는 창 밖 풍경, 혹은 옆 집의 모습. 영문도 모르는 상태에서 완전히 갇혀버린 플레이어는, 그 공간을 빠져나가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혼자만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것 같은 괴리감. 빠져나가야만 두려움의 공간. 그렇게, 플레이어를 압박하는 그 방은 어느 순간까지는 주인공에게 있어 가장 안전한 공간이었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안식의 공간이었다. 사일런트 힐에는 그런 이중적인 것들이 가득한 게임이다. 이전에 라디오가 했었던, 라이트가 했었던 이중적인 역할을 이번에는 302호라는 THE ROOM이 해주고 있다. 빠져나가야만 하는 공간이지만, 이런저런 필드에서 겪었던 험난함을 피해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안식처이기도 한 것이다. 또한 302호는 1인칭 시점으로 돌아다닐 수 있는 공간이다. 이것에 대한 의미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찾아낸다면 ok. 1인칭 시점의 조작감이나 분위기는 생각한 것보다는 괜찮다. 비록 1인칭 시점이라는 것 자체의 호불호는 나뉠 수 밖에 없겠지만.
상황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면... 사일런트 힐 4는 그 이전 시리즈와는 다른 형태의 무서움을 전해줄 수 있는 게임이다. 302호실이라는 제한적인 공간, 그리고 그 공간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일들을 공감하며, 반응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사일런트 힐 4가 전하고자 하는 무서움, 공포이다. 원룸 같은 곳에서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그 상황에 몰입할 수 있지 않을까? 자신만의 폐쇄적인 공간일 수도 있는 그 공간이 외출 후 돌아올 때마다 무언가 미묘한 변화가 감지될 때의 불안감. 그런 순간에 다가오는 불안한 소리들. 의문의 연속인 스토리 진행, 벽에 광고지가 붙어있듯 문 아래에 끼워져 있는 붉은 메모들. 페이즈가 전환된 이후의 기분 변화 같은 것들을 이해하고, 즐기며, 느낄 수 있다면 사일런트 힐 4는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낸 셈이다. 이 게임은 호러 게임 시리즈의 대표라 불릴 수 있는 게임들 중 하나이지만, 이전의 시리즈에 비해 무섭지 않을 수도 있다. 이전의 사일런트 힐이란 게임이 전해주던 무서움의 방식과는 다른 형태를 취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만큼 새로운 감각의 공포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좋다. 이 게임에는 라이트도 없고 라디오도 없다. 사일런트 힐 시리즈가 보여주던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을 배재하는 것만 같은 인상이다. 사일런트 힐로서의 재미를 포기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런데, 사실은 라이트가 없으며, 라디오가 없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소지 아이템으로 존재하지 않을 뿐, 플레이어의 동선에는 그러한 장치들이 언제나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이제는 당연한 것들이 되어, 적재적소에 배치가 되어 있을 뿐. 장치, 그 자체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런 장치들을 자연스럽게 세계와 결합시켰을 뿐이다.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게 활용하고 있으니, 시리즈 물로서는 바람직한 형태로 나아간 것이 아닐까. 세계는 좁지만, 처음 그런 세계들을 돌아볼 때의 감각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돌아다닐 때의 감정 이입이 가능했었기 때문이랄까. 무의미한 장치 해제의 연속 같은 것들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단순히 플레이 타임을 늘이기 위한, 스토리의 그 어떠한 부분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 애매한 퍼즐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좋았다. 필요한 것만 취하는 미니멀리즘 감각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필요한 것들만 보여주려고 하는 처음 공간의 움직임이란 것도 있었다. 스토리를 이해해나가면서 새로운 공간들을 거쳐나갈 수 있어서 좋았다. 그 이후는 이전의 무수한 게임들에서 볼 수 있었던 무의미한 장치의 연속이었지만. 물론, 그런 것도 사일런트 힐이란 게임이 보여주려 했던 이중성일 지도 모른다. 보여주려는 것만 볼 수 있는 세계와 보여주려는 것보다 많은 것들을 봐야만 하는 세계 사이의 이중성을. 사일런트 힐은 언제나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 것들과 함께 했었다. 일상적인 소리들의 이중성, THE ROOM이 지니는 이중성, 각종 세계들을 헤쳐 나가는 방법에서의 이중성. 안과 밖 사이의 괴리감에서 느껴지는 이중성. 그러한 이중적인 세계와 장치들은 이번에도 함께하고 있다. 그로테스크한 표현, 고스트의 존재들과 같은 전통적인 장치들도 여전하지만, 사일런트 힐이 전해주는 공포의 묘미는 이중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장치들의 내면을 인식했을 때에 진정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사일런트 힐의 최신작인 THE ROOM. 이번에도 역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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